(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이 작품 같은 소설을 일본에서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부른다더군요.
이런 추리소설은 자극적인 소재와 살인방법 묘사에 치중하는 소설보다는 한결 읽기가 낫지만
자칫하면 작가의 주장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가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균형을 잘 잡았습니다.
책 말미의 후기를 보면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선정을 할때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이미 "1위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였다고 하지요.
이 소설은 사형제도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독재국가를 제외하면 몇 안되는 사형제 유지국가 중 하나입니다.)
죽어 마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은 없고 살려고만 하는 경우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변명하지 않고 범죄를 반성하며 사형을 받아들이는 경우
정말 범인인지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경우
사형제도의 존폐를 생각할때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을 모두 보여주며 독자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제도를 아무리 꼼꼼하게 만들어도 결국 운영하는건 사람이라는걸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제목의 13계단은 사형수에게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기 까지의 행정절차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얼핏 꼼꼼해보이지만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이 의도대로만 굴러가는건 아니지요.
관례라는 이유로, 정치적 부담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작용하니까요.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말기에 다음 김대중 정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대대적 사형집행 후
현재까지 사형선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사형집행은 하지않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정말 잘 쓴 소설이고 재미있었지만, 현실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검찰이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특히나 일본 검찰의 말도 안되는 승소율과 횡포는 유명하지요.
'Books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70세 사망법안, 가결 (0) | 2023.05.19 |
---|---|
옆집에 사는 제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OK를 받을 수 있을까요? (2) | 2021.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