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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소설3

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입니다. 내용은 제목으로부터 연상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노령화문제로 고민하는 정부가 70세가 되면 국가에게 사망을 신청해야 한다는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인이 시행되기까지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옆나라 이야기이지만 더 빠르게 노령화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이기에 남의 일 같지 않지요. 게다가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양상도 우리와 유사합니다. 곧 70세가 되거나 이미 70세를 넘긴 노인들은 우린 고생한 세대인데 라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 세대를 모시는 중장년층은 특히 주부들이 "효도"를 전담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딸들은 회피하고 며느리들이 떠맡는 모습은 똑같구나 싶어 쓴 웃음이 납니다. 젊은 세대들은 노력하지만.. 2023. 5. 19.
옆집에 사는 제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OK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엔도 료 지음 /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가끔은 제목이 너무 튀어서 이걸로 낚아보려는건가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높은 확률로 지뢰를 밟게되는 경향이 있지요. 만약 쓸데없이 긴 제목이라면 그 확률은 더욱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것을 증명해주는 예로서 하나 더 추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야만 알콩달콩한 연애담이나 밀당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상상력과 필력으로 겪어보지 못한 경험과 세상을 그려낼 수 있다는건 많은 작가들이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소설의 저자는 학교생활이나 연애경험이 없는 건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필력이 딸리는 것인지 밍숭맹숭한 전개, 개연성 없는 등장인물들의 행동, 지루한 묘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저 건질거라고는 .. 2021. 8. 19.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이 작품 같은 소설을 일본에서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부른다더군요. 이런 추리소설은 자극적인 소재와 살인방법 묘사에 치중하는 소설보다는 한결 읽기가 낫지만 자칫하면 작가의 주장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가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균형을 잘 잡았습니다. 책 말미의 후기를 보면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선정을 할때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이미 "1위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였다고 하지요. 이 소설은 사형제도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독재국가를 제외하면 몇 안되는 사형제 유지국가 중 하나입니다.) 죽어 마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은 없고 살려고만 하는 경우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변명하지 않고 범죄를 반성하며 사형.. 2020.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