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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만화

전원 옥쇄하라!

by Bori_de_Paju 2021. 9. 30.

미즈키 시게루 作 (AK코믹스 / 단권)

 

미즈키 시게루는 "게게게의 기타로"로 일본의 요괴만화 장르를 본격적으로 연 작가입니다.

워낙에 독특한 그림체라서 어딘가에서 본 것 같다 느끼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이 작가를 소개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태평양전쟁에서 왼팔을 잃은 참전군인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본인의 경험때문에 반전주의 사상을 드러내놓고 표현했는데

당연히 일본우익은 싫어했지만 일본 만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위상이라 대놓고 공격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조금 마이너한 작품을 자주 번역해주는건 좋은데, 하도 발매를 끊어먹는 일이 많아서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먹는 AK입니다만, 이 작품은 다행이 단권이라서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인쇄상태는 AK답게 좋은 편입니다.

 

전장으로 떠나기전 군인들에게 위안소에 다녀오라고 강요하는 장면이 처음부터 나옵니다.

작가는 다른 만화에서 본인이 직접 목격한 종군위안부에 대해 그린 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있었고, 사과해야한다.고 명확히 밝혔던 사람이죠.

 

1943년이면 아직 일본이 본격적으로 털리기 이전인데도 불구하고 출전하는 자리에서 뒈질 생각부터 하는 중대장.

전쟁의 목적이 자뻑때문인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무조건 때리는 걸로 군기를 잡는 일본군의 악습은 유명하지요.

작가는 군생활동안 유난히 더 많이 두들겨 맞았다고 합니다.

 

일시적으로 후퇴했다가 재정비하자는 합리적인 제안도 까이는 일본군.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보다 (자기네 기준으로) 폼나게 죽는 것이 더 중요한 군대.

 

휘하 부대가 자살돌격으로 전멸했다는 보고를 받은 참모의 반응.jpg

 

하지만 내 목숨은 소중하지.

 

자세한 내용은 생략했습니다만, 위의 내용으로도 전체적인 느낌을 예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전쟁을 겪은 세대가 줄어드는 21세기 즈음에는 다시 재무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생길거라는

나가이 고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요즘의 일본을 보면 반전을 이야기하던 선배작가들이 저승에서 한탄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만족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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