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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23

옆집에 사는 제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OK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엔도 료 지음 /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가끔은 제목이 너무 튀어서 이걸로 낚아보려는건가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높은 확률로 지뢰를 밟게되는 경향이 있지요. 만약 쓸데없이 긴 제목이라면 그 확률은 더욱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것을 증명해주는 예로서 하나 더 추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야만 알콩달콩한 연애담이나 밀당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상상력과 필력으로 겪어보지 못한 경험과 세상을 그려낼 수 있다는건 많은 작가들이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소설의 저자는 학교생활이나 연애경험이 없는 건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필력이 딸리는 것인지 밍숭맹숭한 전개, 개연성 없는 등장인물들의 행동, 지루한 묘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저 건질거라고는 .. 2021. 8. 19.
사오토메 선수, 숨다 미조구치 나오키 作 (대원씨아이 / 전10권 완결) 장르가 좀 특이한데 스포츠와 연애물에 걸쳐 있는 작품입니다. 권투에 천재적 재능이 있는 무뚝뚝한 여고생 사오토메 야에와 권투에 대한 열정은 누구못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재능은 없는 동급생 츠키시마 사토루. 어쩌다 눈이 맞았지만 그동안 운동에만 푹 빠져있어서 연애는 영 서툴기만 한 두사람입니다. 권투에 대한 묘사가 세밀해서 복싱 만화로서도 손색이 없고 여느 럽코처럼 서비스씬 같은건 전혀 없이 두 사람의 서툰 애정표현의 묘사도 꽤 좋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인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꽤 중요한 라이벌이 될 것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한지 얼마 안되어 스토리가 마무리 되네요. 혹시 작중 중요 목표가 되는 도쿄 올림.. 2021. 2. 20.
추억소환 얼마전에 서점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샀습니다. 80, 90년대의 추억소환이라니 종이책 시장이 많이 쪼그라들긴 한거 같습니다. 이것도 1판1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니 지금 사놔야겠네요. 2020. 11. 26.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우리에게 2차 세계대전은 미국과 독일/일본이 주로 싸웠던 전쟁으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2차대전의 사상자는 거의 대부분 독소전쟁에서 발생했습니다. 독일군의 사상자의 70%(사망자 300만 추산)는 독소전쟁이 차지할 정도였고 교전비에서 확실히 밀렸던 소련의 경우엔 그 규모가 훨씬 커서 사망자를 2천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지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인력이 갈려나갔던 소련이기에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게 상당한 규모의 여군이 동원되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전투병과에도 배치되어 큰 희생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의 청소년기에 자원입대의 형식으로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나같이 주위사람들과 장교.. 2020. 10. 29.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이 작품 같은 소설을 일본에서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부른다더군요. 이런 추리소설은 자극적인 소재와 살인방법 묘사에 치중하는 소설보다는 한결 읽기가 낫지만 자칫하면 작가의 주장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가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균형을 잘 잡았습니다. 책 말미의 후기를 보면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선정을 할때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이미 "1위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였다고 하지요. 이 소설은 사형제도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독재국가를 제외하면 몇 안되는 사형제 유지국가 중 하나입니다.) 죽어 마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은 없고 살려고만 하는 경우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변명하지 않고 범죄를 반성하며 사형.. 2020. 8. 24.